나는 지금 나이트 근무 중이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전 9시겠지만, 독일시간으로는 현재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병동에는 나 혼자 밖에 없는데, 동료가 병가를 낸데다, 대타로 일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일하는 병동에 나 혼자 밖에 없다는 사실 ㅋㅋㅋ
위의 사진이 내 11월 달 근무표인데, Früh는 오전근무 (6:30-14:30), Spät은 오후근무 (13:30-21:30), Nacht는 야간근무 (21:00-7:00)이다. Frei는 쉬는 날!
한국에서는 7일을 몰아서 일하는 경우나 나이트 근무가 3일을 넘어가는 일이 없다. 아무리 간호사가 3D라고 하지만, 한국 근무표는 중간에 쉬는 날이 그래도 적절하다. 당연히 나이트, 하루 쉬고, 오전근무 받으면 진짜 화나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반면에 독일 병원 근무의 장점은 7일을 일한 후에는 쉬는 날을 몰아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이트 근무를 많이하게 되면 추가 수당이 많이 붙고, 나이트 근무시간이 기니까 쉬는 날을 더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나를 포함한 몇몇 동료들은 여행을 즐겨하거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일들을 하고, 푹 쉬는 시간을 가진다.
물론 이러나 저러나 몸이 아작나거나, 근무에 불만이 생기는 경우는 많다. (독일 간호사를 하면서 직장 내 받았던 스트레스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
https://katharina1024.tistory.com/m/85
나는 나이트 근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나이트 수당 외 3교대 추가 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2개의 나이트 근무만 하면 되는데, 그럼에도 나이트 근무를 많이 하는 이유는 조용하게 일할 수 있고, 환자 업무와 병동에서 해야하는 업무들이 끝나면, 나머지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개인적인 것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뒷담화나 클리닉의 안 좋은 이야기들을 듣지 않아도 되고, 내 사생활을 오픈할 필요도 없고, 혼자서 조용하게, 이렇게 블로그를 쓰거나, 한국어로 된 책을 읽어도 된다. 라디오를 켜 놓고 생각에 잠기는 것도 좋고.
그렇지만 낮과 밤이 수시로 바뀐다는 것은 아무리 상대적으로 덜 피곤하게 일한다 하더라도 육체적으로 힘들기 마련이다. 나 역시 37세, 몸이 버거울 때가 많다.
야간근무를 조금은 덜 피곤하게 하는 전략!
1. 더욱 더 건강하게 먹자!
평소에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만 야간근무를 한다면 그때 만큼은 더더욱 영양분을 잘 챙겨 먹는 편이다. 탄/단/지/야채를 골고루해서 먹고, 배달 음식을 먹지 않고, 남자친구와 나는 아무리 피곤해도 요리를 직접하는 편인데,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소화도 잘 되면서, 내가 건강하게 먹는 모든 것이 에너지로 간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배달 음식을 먹으면 시간도 아끼고, 내가 집에서도 일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조미료와 기타 안좋는 것들을 소화시키고 배출 해 내느라 몸이 더 피곤하다.
2. 퇴근 후에는 집을 무조건 어둡게 하기
나는 병원에서 아무리 나이트 근무 때 여유가 있더라도 잠을 자지 않는다. 집에 가서 잠을 푹 자지 못하기 때문인데, 집에서 잠을 푹 자지 못한다면, 다시 근무하러 올 때 또 피곤하고, 그 피로들이 자꾸자꾸 누적이 되어서 더 힘들기 때문인데, 잠깐 눈을 절대 붙이지 않고, 집에 가면 커튼을 치고, 햇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게 한다. 그러면 정말 덜 깨고 연속해서 푹 잘 수 있다.
3. 잠들기 전에 마그네슘과 멜라토닌 섭취하기
나는 마그네슘과 멜라토닌을 매일 섭취하지는 않지만, 야간 근무가 끝나고 오전에 잠들기 전에 섭취하는데, 그럼 오전 8시쯤 잠이 들고, 깰 때까지 (보통은 13시, 14시) 자버린다. 그리고는 요리를 하고, 밥을 먹고, 약간 일상 활동을 하다가 18시 쯤 다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잔다.
나이트 근무가 다 끝나면 다시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 오전에 마그네슘과 멜라토닌을 섭취하지 않고, 3시간 정도만 자고 일어난 후, 요리하고 밥 먹고 밖으로 나간다. 혹은 헬스장에 가서 가벼운 운동을 한다. 그리고 21시쯤 마그네슘과 멜라토닌을 다시 섭취하고 잠이 오면 푹 잔다.
그동안 수면장애와 그로 인한 또 다른 스트레스로 시달린 후 찾은 나만의 방법인데, 이게 정말 신기하게도 나에게 덜 피곤하게 일하게 하고, 최대한 빨리 다시 일상을 찾게 해서, 항상 이 루틴을 지키고 있다.
내가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 교대 근무는 피할 수 없는 내 숙명이 되었는데, 내가 너무 힘들다보니,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든 2교대, 3교대, 4교대를 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하면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 ㅠㅠ
목요일 밤, 하루만 더 나이트 출근을 하면 금요일 아침에 나는 다시 자유가 된다.
이번 달 총 나이트 7개를 신청한 것에 대해 초반에는 엄청나게 후회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7개 중 6개를 해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곧 즐기게 될 3일의 오프, 또한 얼른 11월 말이 되어서 많은 나이트 근무들로 인해 얻는 8개의 오프를 만끽하고 싶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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