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 그리고 오늘로서 삼년 육개월이 된 나의 독일 생활을 출근 전에 되짚어보며, 몇몇 분이 궁금해 하셨던 한국에서의 독일 간호사 준비 기간과 내가 택했던 취업 경로를 공유하고자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질문, 추천, 도움 요청은 죄송하지만 안 받습니다.)
이 경로를 추천할 수는 없지만(내가 해외생활을 즐겨보는 것 없이 너무나도 고생했기 때문에), 사실 나에게는 가장 빠르게 독일간호사로 인증을 받는 경로였다고 생각한다.
먼저 제일 궁금할 법한 취업 경로를 드디어 공유하고자 한다. 일 년 전만 해도 블로그에 글 쓰는 것이 무서웠던 것이, 나에게 이 글이 해가 될까봐 하는 두려움이 들어서였는데, 그 이유는 내 예전 고용주 밑에서 일하는 사람 중, 한국인 통역을 도왔던 분이 한국인이었고, 그 분이 내 글을 읽는다면, 조금은 불쾌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또한 내가 1년 전만해도 과거 일했던 곳에 조금은 감정적으로 너무 치우져져 있어서, 혹시라도 내가 내 개인 경험을 너무 안 좋은 쪽으로 쓸까봐, 그리고 그게 나에게 해로 돌아올까봐 그동안 쓰지를 못했다.
하지만 지금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을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서 이제는 내 취업 경로와 그곳에서의 경험을 조금씩 열어보고자 한다.
1. 월드잡(한국인을 위한 해외 취업사이트)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일 생활을 먼저 하고, (혹은 독일에서 아우스빌둥을 하고) 독일어 와 독일 생활에 충분히 적응을 한 뒤 직접 병원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지만 나의 경우에는 시간도 돈도 그렇게 충분하지 않았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던 도중 내 이웃분이 월드잡에서 독일 간호사로 취업이 되었다는 귀중한 정보를 주셔서 나 역시 지원을 해봤고 거기에서 합격이 되었다. 그때 온라인 면접을 독일어로 했었는데 나는 거의 10개월 동안 독일어만 공부하고 있었던 때라 그것이 가능했다.
월드잡에서 독일 간호사라고 검색칸에 입력하면 한국인 간호사를 구하는 구인광고가 나온다. 물론 독일 간호사 뿐만 아니라 호주 영국, 기타 등등 많이 나온다. 아무래도 월드잡에서 하는 곳들이니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는 신뢰가 조금 더 갔던 것 같다.
그 당시 호주 영국은 잘 모르겠으나, 독일 같은 경우엔 요양원 구인광고 딱 1개만 있었기에 나는 선택의 여지없이 요양원에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내 독일어 실력도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기에...
2. 준비기간
한국에서의 준비 기간이 사실 짧지는 않았다. 누구나 그렇듯 해외 생활을 꿈꾼다면 하루 빨리 해외로 나가는 것이 간절하겠지만, 대부분이 말하듯 한국에서의 준비 기간이 탄탄하면 탄탄 할수록, 해외에서 이루어내야 할 것들이 훨씬 더 수월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나 역시 독일어 준비와 서류 준비, 그리고 내 서류를 토대로 결과가 나온 시간들이 1년 6개월 이상으로 꽤 길었고 (정확히 말하자면, 2020.01.01. 퇴사 후 백수로 독일행을 준비했고, 2021년 05월에 독일에서 간호조무사로 시작, 그치만 한국에서 일하면서 마지막 6개월간 독일어를 계속 공부했으니, 거의 2년이라고 보면 되겠다.)
3. 내가 한국에서 독일행을 준비하면서 했던 것
1) 먼저 독일어 B1을 따는 것이었다.
독일에서 서류 결과가 나오고, Arbeitsamt에서 취업 허가가 떨어지면, 취업 비자를 요청할 수 있는데, 그러면 간호조무사로 먼저 일할 수 있고, 그 때 필요한 것이 B1 Zertifikat이었다. 독학으로 하다가 한 번 떨어진 경험이 있었기에 어학원도 삼개월 정도 다니고, 시험도 마지막에는 괴테와 텔크를 둘 다 쳤다. (하지만 독일 간호사가 되려면 B2가 필요하다. B2를 먼저 딸 수 있다면 진짜 큰 걸 해낸거라고 할 수 있겠다.)
2) 이력서 쓰기
나는 이력서를 처음부터 공들여서 썼는데(워드로 작성하고 언제든 수정할 수 있게끔했다), 사실 구글에서 참고해서 쓸 수도 있었지만 나는 독일인에게 돈을 주고 수정까지 맡겼었다. 왜냐하면 내 목적은 처음부터 독일 병원이었고 언젠가는 요양원에서 나오는 것이 내 목표였기 때문이었는데, 간호사 인증을 받고 독일 병원에 취업을 하게 된다면, 어차피 좋은 이력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고 지금은 그 토대로 혼자서도 잘 쓰고 있다. (독일어 이력서가 필요하신 분이라면 아주 약간의 소정의 금액으로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3) 온라인 면접 준비
면접관이 질문할 것 같은 것을 추려서 독일어로 작문을 하고, 돈을 들여서 수정을 맡기고, 이것을 외우다시피 했는데, 그래서 온라인 면접 그 자리에서 바로 채용이 되었고, 이것은 내가 대학병원 옮기면서도 큰 도움이 됐던 부분이다.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목이 너무 아팠다.
4) 서류준비
모든 필요한 증명서들을 영어로 준비했고, 직인, 압인을 받아서 내 알선인에게 보냈고, 그 알선인이 독일어로 다시 번역과 공증을 맡아서 독일 관청에다 보냈다.
사실 나는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편하게 준비했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월드잡에서 알선인을 통해 독일로 입국한 제일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네 가지만 잘 준비해도 독일에서 시작은 크게 해냈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 간호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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