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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그리고 나/독일 간호사

[독일 간호사] 독일 중환자실을 떠나 일반병동으로 가려는 이유

by Katharina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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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중환자실 6주차,
나는 Leitungen 들에게 여기를 떠나 다른 병동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요리 할 시간도 없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그 이유는 한국에서의 간호사 삶과 별반 다를게 없어서...

중환자실 케어는 원래 1:1이다.
그러나 인력부족으로 간호사 1:환자 2로 해오던 체제가 이번해 3월, 그러니까 내가 여기 시작하면서 1:3으로 바뀌게 되었고, 누가 아픈 날에는 1:4가 되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내 환자가 Notfall이 있는 날에는 1명 내지 2명의 환자는 거의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독일어도 아직 많이 부족하고  중환자실 경력도 없다.
이런 내게 Einarbeitung 기간은 다른 독일 간호사들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런 인력부족으로 Beatmung과 Dialyse를 아직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 1명부터 시작해 이제는 2명을 혼자 봐야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독일 직원들의 뒷담화는 중환자실이 꽃이라는 듯, 엄청나게 말이 많았다.

뒷담화가 싫어서 다른 곳으로 왔는데, 여기가 더 심하니 스트레스는 점점 더 커졌고,

어느 날 나는 폭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 이유인 즉슨,

1. 나는 아직 제대로 배운게 없는데 가르쳐 주는 거 없이 혼자 2명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환자를 봐야한다는 것
2. 아직 내가 혼자 할 필요가 없는 수습기간인데, 모든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는거
3. 모든 Intubation, Notfall Medikamente, Beatmung을 집에서 혼자서 따로 공부해야했는데, 내 여가 시간이 하나도 없다는 점
4. 화장실을 못갔다는 점
5. 밥 먹는 시간이 눈치보인다는 점
6. 독일인들 뒷담화에 열이 받아간다는 점
7. 지금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공부도 바빠죽겠는데, 상사들이 근무시간도 줄이지 마라, 어학원 퇴근하고 가라, 쉬는 날에 간호 공부도 해야하는데... 어학원 과제는 또 어쩌고...

그러다 내 욕하는 직원을 발견하고는
바로 가서 들이받아 버렸는데

그 날 후로 동양인을 무시하고 깔보는 건 없어졌으나, 내가 여기 정이 다 털려서 다른 곳으로 간다고 했다.

내 나이 36살
커리어 쌓는다고 뭘 배우자니
진짜 몸이 죽어나겠고
남자친구와 보내는 여가시간이 없고
월급을 비교해보니
일반 병동과 비교해서 100유로 더 받았다.

내가 고작 100유로 더 받자고, 이 고생을 하나, 나이트 하는거에서 2번 더 근무하면 이 돈 정도는 더 받을 수 있는 건데,
독일어 공부하기도 일반 병동이 더 낫고... 어차피 Fachweiterbildung도 독일에서나 알아주지, 다른 외국 나가면 그냥 종이장인데... 석사 할거면 차라리 일반병동이 낫겠다 싶고, 휴가 중에도 내가 환자 생각하고 공부해야하나 싶어, 이럴거면 한국과 뭐가 다른가...

이번달을 끝으로 바이바이 할 계획!

독일 중환자실,
진짜 좋은 경험이었다.

하아, 나중에 병들면... 독일 병원에 입원하기 진짜 싫을 듯 ㅠㅠㅠㅠㅠ
돈 많이 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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