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누군가와 독일어로 대화를 해 본적 없이 친 첫 번째 독일어 시험을 완전히 망치고 난 후, 지난 6월 원어민과 화상수업에 대한 두려움을 무릅쓰고, 아이토키 앱을 다운로드하여 결제를 해봤다.
벽보고 혼자서 말하면 된다고 하는데, 인강에서 말하는 상술에 넘어가서는 안 될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할지 모르는데, 벽 보고 하면 된다니요? 물론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내가 혼자서 벽보고 얼마나 많이 했는데, 3명의 원어민 선생님과 앱에서 회화 연습을 한 후 뼈져리게 느낀 것이다.
사실 나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유료로 왠만하면 안 하고 싶은데, 탄뎀 어플을 받으니 독일 사람이랑 연결이 잘 안되는 데다, 이상한 사람들만 엮이는 게 스트레스였고, 그래서 결국 아이토키 앱을 다운 받았다.
아이토키로 독일어나 다른 외국어들을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타고 가서, 가입하고 수업을 하면, 아이토키에서 본인에게 그리고 나에게 각각 10달러씩 준다.
아무튼 나도, 처음부터 추천 경로를 타고 들어가 가입을 하고 결제를 했으면, 무료로 10달러나 받을 수 있었는데, 바보 같이 그냥 스스로 가입하는 바람에, 나는 10달러를 받지 못했다. 10달러면 수업 1번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가격이다.
https://italki.com/i/FCfafH?hl=en-us
가격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덧붙이자면, 같이 학원 다니는 동생이 앱이 아닌 다른 곳에서 45분 화상으로 원어민과 수업하는데, 20회 결제하니 70만 원 약간 넘는다고 했는데, 이것도 할인받은 가격이며 원래는 1회당 5만 원이므로 20회면 100만 원이다.
반면에 나는 2배의 횟수로, 그것도 1회당 45분이 아닌 1시간 수업을 했음에도 아직 70만 원까지는 안 들었다. 그렇게 따지고 보니, 정말 저렴한 비용으로 나는 양질의 수업을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을 하고 달라진 점, 그리고 솔직 후기!
그리고 참고로 나는 영. 알. 못이다. 영어에 대한 기본 지식도 독일어를 하면서 어디론가 다 사라졌다고나 할까? 그런데 독일어 선생님들은 웬만하면 영어를 다 잘하시는 데다가, 추가로 다른 언어도 진짜 원어민급으로 잘하셨기에 처음에 엄청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수업 내내 독일어만 쓸 수밖에 없었는데, 6월 마지막 주의 뜨거운 여름의 날씨와 함께 1시간의 수업이 끝나고 나면, 사우나 갔다 온 거나 다름이 없었다.
그 당시 나는 진짜 더듬더듬 말할 수밖에 없었고, 사전이나 번역기 없이는 대화가 이어 나가지 지도 않았으며, 그렇게나 문법과 독해를 많이 했음에도,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입으로 표현하는 게 정말 10%도 되지 않았다. 그 선생님은 같은 말을 3번 넘게 반복해주었으며, 쉬운 단어로 바꿔 설명도 해주셨지만, 첫 달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 원어민 선생님과 3개월 정도 함께 하면서 (중간에 한 달 이상 쉬었던 적도 있었다.) 나는 폭발적으로 독일어가 성장했다. 물론 지금도 B2 과정에 함께 하는 학원 사람들을 보면, 나는 또 거기서 못하는 편이지만, 지난 6월 말의 나와 11월 초의 나는 정말 다른 사람이다.
내가 책을 보면서 문제를 푼 7개월의 시간보다, 한 달 동안 1주일에 1~2시간씩 원어민 선생님이랑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이 훨씬 더 효과가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파일을 보내주시는데, 내가 대화를 하면서 문법을 틀리게 말했던 부분을 교정해주신 부분과 다양한 어휘로 말하기를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팁들을 적어서 주신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작문 과제와 짧은 토론도 나에게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는데,글 쓰는 것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relativ Satz (관계문)을 이용해서 글을 써 내려가는 것에 전보다 훨씬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물론 문법상으로 아직은 완벽하지 않게 구사할 때도 있지만) 그리고 생각이 많이 넓혀진다는 것도 느꼈다.
나는 지금 텔크와 괴테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솔직히 그 결과가 두렵지가 않다. 나는 시험에 대비해서 공부한 것이라고는 telc prüfungstraining 문제집 밖에 없다. 시험 대비반도 듣지 않았고, 오직 내 실력을 정말 쌓는다는 느낌으로 공부했는데, 시험에서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기 때문에 두렵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좀 상처도 잘 받고, 소심한 편이기 때문에 영어도 못하고, 독일어도 못하는데 과연 앱 수업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이 있었는데,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그리고 만약 아이토키나 혹은 다른 앱에서 화상 수업을 할 경우에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한 선생님과 쭉- 수업을 해라고 추천하고 싶다. 물론 나도 듣기를 위해서 다른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보기는 했지만, 유난히 나와 잘 맞다는 선생님이 있고, 그 선생님을 선택한 후에는 꾸준히 쭉~ 해나가는 게 훨씬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발음을 듣기 위해서 다른 선생님과도 수업을 하는 것도 좋지만, 나의 수준과 내가 필요한 부분을 알아나가면서, 정말 나에게 맞춰진 수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토키에서 만난 선생님 덕분에, 독일 간호사 인증과정을 밟을 수 있었고, 그 이외의 많은 도전들을 함께 해나가면서 비록 인터넷 상으로 알게 된 선생님이지만, 다른 선생님들과는 조금 다른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냥 인터넷 상에서 만난 선생님인데,라고 생각하며 딱딱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수업을 하지 않는 날에도 간간히 안부를 물어보거나, 나의 이야기를 간단히 메시지를 넣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내가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정도로 하는 것보다는, 선생님으로서 존중하는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표현한다면, 그분도 사람인데 나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시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선생님 추천하는 문의는 안 받고 싶다. 이 분이 더 이상 새로운 학생을 안 받는다고 뜨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나와 맞는 성향이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원망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의 시범수업이나 간간히 무료로 시범수업을 해주시는 분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의 시범수업을 들어 본 후 나와 잘 맞는 선생님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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