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B2 합격했는데, 먼저 합격 후기가 아닌 시험 후기를 쓰고자 한다. (하지만 개인적 차이가 있으니, 정확히 객관적이라고는 할 수 없음)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 중 하나는 B2 Zertifikat이 있어야한다해서, 독일 오자마자 B2 시험를 준했었다. (B1는 이미 한국에서 합격하고 온 상태)
내 독일 간호사 Anerkennung 시작을 위해 먼저 독일어 시험을 준비해준 인도 출신의 선생님부터 작년부터 함께한 아이토키 독일어 선생님, 그리고 그 선생님의 친구이자 이젠 내 친구가 된 이란 친구, 인도 친구, 게다가 직장 동료들까지 하루 종일 내 생각했다면서, 문자가 쏟아졌는데, 그래서 힘도 됐지만 진짜 부담도 많이 됐다는...
이 날 B1 시험치는 다른 병원 쌤이 점심을 사줬는데, 시험 치기전에 한국 사람은 든든히 밥을 먹어야한다며ㅋㅋ 그리고 진짜 한국에서 초밥 먹고 4개월 넘게 먹고 싶지만, 쉽게 먹을 수 없었던 초밥을 먹었다. 미소 된장이라도 어디냐, 후루룩 후루룩~ 들고 마시는데, 참 좋더라.
다 먹고, 커피도 냠냠냠 마시고, 30분 정도 일찍 시험 장소에 도착했는데, 다들 밖에서 기다리더라. 그래서 20분을 달달달 떨면서 밖에서 기다리다가, 10분 전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나와 함께 B2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 순간 내가 주눅이 엄청 들었고, 나는 아직도 준비가 되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정말 많이 느꼈다.
특히나 시리아 출신의 여자애는 1년 6개월정도 독일에서 살았다던데, 얼굴도 이쁘고, 발음도 정확하고, 말하는 톤도 자연스럽고, 단어 선택도 잘해서 구사하는 걸 보고 정말 부러우면서, 여자인 나도 계속 눈이 가더라고ㅎㅎㅎ 그리고 네팔에서 온 여자애는 10개월 째 독일에 살고 있다고 했는데, 말을 빠르게 굉장히 잘했지만 발음이 정확하지 않았고, 틀린 문법을 구사한다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정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구사하더라. 그리고 이라크에서 온 남자애는 진짜 잘생기기도 잘생겼고, 그 아이도 발음이며 톤이며 빠지지 않고 잘하는 걸 보면서 심장이 쪼끄매졌다.
- 시험후기, 짜잔
Lesen
원래 나는 Zusammenfassung을 되게 어려워하고, Global Verstehen을 진짜 너무나도 싫어하는 사람인데, 오히려 Selektiv Verstehen에 강한 내가 이번 시험에서는 완전 반대였다. Teil 1의 텍스트들은 전반적으로 여성과 여성의 교육, 참정권 이야기, 그리고 그 권리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이루어졌다. Lesen Teil2는 정말 내용을 대략 쓸 수도 없다. 내가 읽고 안 것 같은데도 문제를 대입에서 맞춰서 연결해 봐도 모르겠는거다. 정말 거의 똥줄타면서 겨우겨우 연결 지어서 풀었던 것 같다. Teil 3의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광고가 있는가 하면, 정말 갸우뚱 거리게 되는 것도 몇가지 있었다.
Sprachbausteine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잘나오게 되는 문법 문제였고, 모의고사 풀면서도 항상 teil 1는 만점 아니면 1개 틀렸는데, 실제 시험에서는 내가 아는 건 전혀 나오지 않았고, 읽고 해석해서 의미를 알아야 하는 부사들 대잔치였다. teil2는 말하면 뭐하나, teil 1를 말아먹었는데, teil 2가 쉬울리가 없지... 이거 B2 시험 문제가 맞나 싶을정도로 teil 2는 진짜 어려웠고, 여기서 2개만 맞아도 하늘에 대고 절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제발 다른 파트에서 더 많이 맞춰서 무사히 넘어갈 수 있길 바랬을 뿐
Hören
모의고사 풀 때도 teil 1는 그냥 비가 주룩주룩 내렸었기에 나는 거의 뉴스는 포기한 상태로 들었다. 역시나 난 잘 모르겠더라, 1개 정확히 아는거 풀고, 나머지는 그냥 몰아서 찍었다고나 할까... teil 2는 상대적으로 쉬웠고, 발음도 정확해서 쉽게 풀 수 있었는데, teil 3의 경우에는 잡음들이 좀 섞여 있어서 순간 당황스러웠다. 뭐 그냥 무난했으나 나는 어렵게 느껴지는 정도...
Schreiben
30분 내에 정보요청, 지원, 항의 중 1개를 골라 쓰면 되는데, 이번에는 어디 지원하는 것과 항의 편지(메일)이 주어졌고, 나는 평소에 항의를 연습했기 때문에 당연히 앞에 다른 문제는 보지도 않고 항의를 선택해서 썼다.
시험 전에 4가지 상황을 상상하면서 항의 편지를 쓰는 걸 연습했고, 1번 원어민에게 교정을 받았었는데, 그걸 다시 읽으면서 어디에도 쓸 수 있는 문장을 외우고 있었더니, 시험에서 그냥 막힘없이 쓸 수 있기는 했다. 막판에 문법 2개 틀린거 발견했으나, 고치지 못했음에 아쉬움이 너무나도 남지만...
써야할 내용 안에 4가지 과제가 주어졌는데, 그 내용은 다 쓴 듯하다. 약국에서 화장품을 주문했는데, 3일안에 배송된다더니 안되었다. 4가지 조건에 맞춰 편지나 이메일을 써라.
사실 편지인지 이메일인지 명시가 되어 있지 않아서, 편지 형식으로 썼다. 괜히 주소 안적었다고 점수 날아갈까봐... 그래서 내용 안에 너네는 메일도 안되고 전화도 안된다고도 덧붙여 불평했다.
Mündliche Prüfung
네팔 출신의 여자애와 같이 짝이 되어서 시험을 쳤는데, 20분의 준비 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 안에는 서로 말해서는 안된다. 이미 Teil 1는 집에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제끼고, 열심히 열심히 Teil 2, Diskussion을 위해 독해하고 있는데, 네팔 여자애의 한숨 소리가 푹푹 들렸다. Text를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눈치였다. 천만 다행으로 내가 Zusammenfassung을 했고, 내가 먼저 내 생각을 열고 그 다음 질문을 했더니, 말은 막힘없이 하는 애여서 그런지 스무스하게 넘어갔고, 나도 거기에 반박하는 내용을 첨가하면서 마무리를 지으니, 뭐 teil 2도 금방 지나갔다. 참고로 내용은 청소년이 몇시까지 밖에 나가도 되는가였고, 부모님은 걔네들을 믿어줘야하는지, 약간의 강압은 필요한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내용의 글이었다. 모의고사 풀면서 진짜 teil 2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웠는데, 실제 시험에서는 그만큼 어려운 지문이 나오지도 않았고, 어렵게 토론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간이 짧아서 감독관이 후딱후딱 마무리 짓는 느낌... 그리고 teil 3는 당연히 여행이나 프로그램 짜라고 할 줄 알았는데, 헌혈 광고 만들라는 거였다. 어떻게 만들건지... 그래서 준비 시간의 남은 5분 동안 어떻게 할건지 엄청 고민을 했다. 한국에서 젊은 동생들과 B1 말하기 연습을 했던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게 거기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동영상 기타 등등을 아이디어 얻은게 있어서 그걸 차용해서 이번 시험에 적용했다. 그러다보니 핑퐁핑퐁이 잘되었고, 뭐 체감상으로는 후다닥 지나간 것 같다.
춥고, 배고프고, 지치고...
나는 시험이 다 끝났으나 B1 치는 선생님을 기다리기 위해 복도에 앉아마자 잠이 어찌나 쏟아졌던지... 내가 마친 시간이 오후 6시였으니 장장 4시간을 달렸던거다. 추우니까 화장실도 어찌나 가고 싶던지 기다리는 내내 화장실도 들락달락 했었다. 하지만 그 땐 생각해보면 8월이었다는...
아무튼 이렇게 시험이 지나갔었다.
떨어질 것 같지 않으면서도, 또 떨어질까봐 불안 불안, 또 불안했었던 나날들
그 시간들이 다 지나갔고, 이젠 시험 합격후기를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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