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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그리고 나/나의 독일 일상

드디어 다시 찾아온 독일의 긴 겨울 - 케익을 구워요 ❤️

by Katharina 202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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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는 내가 처음 독일에 왔을 때 지냈던 본 보다 더 춥고, 가을, 겨울이면 더더욱 흐리고 비도 자주 온다. 해가 나는 날이 한달에 한 손에 꼽힐 정도?
그렇지만 집순이인 나에게는 밤이 일찍 찾아와도 그렇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론 여름에 바닷가에서 얀과 함께 예쁜 시간을 밤늦게까지 보낸 시간들도 좋았지만, 겨울에 집에서 하이쭝을 켜고 따뜻하게 입고, 이불을 덮은 후 편안하게 티비 틀고 누워있는 걸 나는 너무나도 좋아한다.
밤늦게 클럽을 다니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을 즐겨나가는 타입이 아니라서 나의 싱글라이프는 참으로 길기도 길었다.

시엄마에게 받은 겨울 실내화

그리고 이 시즌에는 해리포터를 꼭 봐야하고, 컵케익이든, 큰 케익이든 쿠키든 뭐든 만들어서 남자친구와 부모님과 함께 먹고 나누는 걸 다른 시즌에 비해 유난히 좋아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독일에 와서 겪는 우울감을 난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별로 우울한 생각을 할 틈을 안주기도 하고, 그냥 이렇게 해보는걸 독일에 와서 처음해보면서, 내가 이런 것들을 꿈에도 할 줄 몰랐는데, 해보니 다 되는구나 하는 기특함을 느끼고, 그걸 나누고, 같이 먹고 하니까 또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알지 못했던 취미가 생겼다고나 할까?

누텔라 컵케익

나 역시 우울감이 있었을 때가 있었는데, 사실 그건 내가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여유가 있을 때, 그리고 그 때,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자 우울감이 나를 찾아왔었다.
그리고 내가 아닌 걸 아니라고 할 수 없었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고. 무언가 나를 바쁘게 하는 건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를 어떻게든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게 만드는 것을 통해서라도 말이다.

아무튼 넘자친구와 WMF를 방문했을 때 컵케익 틀을 사왔는데, 유튜브에서 누텔라 머핀을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서 초코머핀을 만들어봤다. 요즘 WMF 매장들도 크게 세일을 하기에 머핀틀을 6유로 밖에 주고 사지 않았다.

오븐에서 구워저가는 컵케익

계란, 밀가루, 코코아 가루, 버터 등 들어가는게 많아 막상은 하기 어렵다고 생각들지만, 한번 사놓고 시작하면 그렇게 많이 핗요한 것도 아니고, 몇번 하다보면 케익 굽는게 되게 다 비슷비슷해서 어렵지도 않다.

디 구운 케익들

얀은 귀여운 엉덩이를 흔들어가며 케익 구워달라고 졸랐는데, 완성된 걸 보고는 신나서 왕~ 베어물더니 뜨거워서 또 귀여운 난리을 피웠다.
사랑스러운 내 남자친구 ㅋㅋ 누텔라를 온 입가에 묻히고, 누텔라가 묻은 손으로 바지를 만져서 바지도 더러워지고 ㅋㅋㅋ 그걸보고 한참을 웃어댔다.
혼자사는게 익숙하고 편했던 나였지만, 남자친구의 이런 사란스러운 모습들을 보고, 내가 더 많이 웃는다는 걸 알고 난 후 함께 살기로 한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나도 하나를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설탕이 꽤 들어갔는데도 그렇게 달지 않아 좀 놀라긴했지만, 누텔라 속 부분이 정말 맛있었다.
누텔라를 사놓고 그냥 발라먹기는 심심해서 만들어봤는데, 진짜 너무 맛있게 되어서 남자친구 부모님께도 드릴 생각이다. 시엄빠도 독일인답게 매일 15시에 작은 케익조각과 커피를 마시는터라 엄청 좋아하실 것 같다.

한국 겨울도 그 느낌이 참 좋지만, 독일의 겨울, 이 시즌을 나는 너무나도 좋아한다. 춥지만 따뜻한 음식을 요리하고, 케익과 쿠키를 굽고, 따뜻한 차나 커피와 함께 마시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이 분위기 말이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이 분위기를 나는 11월 중순인 지금부터 계속해서 즐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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