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그리고 나/어학 이야기

[독일어 학원] 훔볼트 독일 문화원에서 독일어 공부한 후기, 3개월 공부함

Katharina 2021. 3. 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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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내돈내산 후기이며, 광고글 아닙니다. 저는 이 어학원으로부터 단 돈 1원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또한 저는 B1 인텐시브 그리고 B2.1 1개월 수업을 수강했기 때문에, 다른 반의 수업 분위기는 잘 알지 못하며, 다른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어서, 타학원과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나는 처음에 인강으로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다. 시원스쿨과 독독독 독일어를 둘 다 수강을 했었는데, 인강만으로 당연히 시험에 붙을 수 있을 줄 알았던 나는 처음 쳤던 괴테 시험에서 크게 낙방을 하고 아이토키에서 앱으로 화상 수업을 듣기도 했었다.

 

앱으로 수업을 듣던 내가 왜 독일어 학원을 가게 되었냐면, 코로나 때문에 취업 비자가 나오려면 독일어 B1 Zertifikat가 꼭 필요했고, 그 때 당시에는 11월 말에 독일로 출국할 계획이었으므로, 마음이 너무나도 급했고, 그래서 독일어 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인강으로 독독독을 들었기 때문에, 다른 것을 체험하고 싶었기 때문에, 독독독 어학원은 제외하고 괴테 문화원이나 훔볼트 문화원을 고민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괴테는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들었고, 훔볼트는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훔볼트를 선택했다.

 

하지만 어학원이라는게, 내가 돈을 준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대로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나는 B1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에 해당하는 수강료를 이미 입급했기에, 수강 시작 날에 맞춰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왠걸... 레벨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했고, 인텐시브 수강료에 2만 5천원이라는 레벨테스트 비용도 지불해야했다. 하지만 레벨 테스트를 하면 교재비 1만원 할인이 된다. (수강료는 훔볼트 어학원 홈페이지에 상세히 나와있으니, 참고!)

 

레벨 테스트에서 B1레벨 수강을 하면 된다고 나왔고, 다행이 내 계획대로 B1 코스에 등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B1 시작 날에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직장인들이나 나이 많으신 분들은 대체로 저녁반에 많다고 들었기에, 나이 많은 내가 인텐시브, 이른 오후반에 들어가니 얼마나 긴장되던지...

하지만 그 경험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고, 오히려 젊은이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었다는게 나에게 더 좋은 시간이었다. 뭔가, 활기차고 밝은 에너지를 엄청나게 받았다고나 할까... 실제로 저녁반에 들어 가 본적이 있는데, 분위기가 어둡기도 어둡고, 퀘퀘한 느낌에다가, 어떤 체격이 부~하신 여자분이 되게 공격적이어서 좀 짜증이 났다고나 할까? (참 친구도 없게 생겼더라...)

 

아무튼 이제 수업에 대해서 후기를 써 보겠다.

 

학원에서 만난 상큼한 동생이 시험 잘 치라고 사준 마카롱과 커피!

 

수업은 일주일에 3명의 선생님이 번갈아 들어오셨다. 독일어 수업은 모두 독일어로 진행되었고, 질문도 무조건 독일어로만 하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함께하는 반 사람들이 너무 못하면, 한국 단어로 뜻을 한번씩은 알려주신다.)

 

한국인 선생님 정말 잘 가르치시는데, 호불호가 좀 갈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내와는 정말 잘 맞았는데, 한사람씩 시키기 때문에 공부를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고, 한국인이 뭐가 약한지 아시기 때문에 내가 뭐가 이해가 안되는지 바로 캐치하시고, 쉽게 알려주신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단어를 들었을 때 가치 판단을 하게 되어 잘못 답을 푸는 경우, 다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중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잘 틀어주신다.

 

나머지 선생님들은 모두 독일인, 그리고 독일어권 선생님이신데, 한국인 선생님 뿐만이 아니라 이 분들도 학력이 엄청 높다고 들었다. 물론, 내가 학력이 높다해서 가르치는 능력까지 높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들 한국말도 잘하셔서 내가 전혀 모를 경우에, 수업 마치고 따로 질문하면, 한국말로도 설명해주신다. 물론 수업 때는 무조건 독일어로...

 

 

교재는 Menschen B1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매일 1과씩 나간다고 보면 된다. (더 중요하고, 세세하게 봐야할 과의 경우에는 2일에 걸쳐서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매일 과제가 있는데, 다음 날 다함께 체크하기 때문에 집에 돌아가도 쉴 수가 없다. 씻고, 밥 먹고, 바로 과제를 해야했다.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처럼 선생님들께서 자료를 준비해 오시기 때문에, 매일 필요한 문법을 이론 뿐만이 아니라, 문제를 통해서도 풀어나갈 수 있고, 때로는 짧은 문장을 작문을 시키시는데, 작문 시간을 주시고, 한사람 한사람 다 봐주신다. 그리고 가끔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함으로써, 다른 사람은 그것을 어떻게 문장에 활용했는지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독해를 같이 시키는데 처음엔 도대체 이걸 왜하나, 집에서 나 혼자하면 시간이 훨씬 단축되고, 많은 단어를 외울 수 있는데, 싶은데, 하다보니까 같이 독해를 하면서 독일어를 한국어로 입으로 뱉어보는게 앞으로 내가 해나갈 독해에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다. 듣기에서도 들으면 이해하는 연습이 저절로 되고, 내가 독해가 안되는 부분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 생각과는 정반대로 나중엔 내가 동생들과 같이 독해가 하고 싶어졌다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 말하기였는데, 학원은 동시에 듣는 수강생이 많다보니, 선생님께서 일일이 교정해주는게 힘든 것 같다. 물론 지나가시다가 틀린 걸 들으시면 교정해주시는데, 대부분은 파트너가 귀를 기울여야하고, 교정해줘야한다. 그리고 시간이 짧기 때문에, 파트너만 이야기하고 끝나거나, 나만 이야기하고 끝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적절히 시간을 분배해서 해야한다.

하지만 못하는 사람끼리 말하기 연습을 한다고 그게 실력이 느는지 의문스러운 부분도 있을텐데, 내 경험상 100% 도움이 된다. 앱에서 회화 수업을 하는 내 독일어 선생님이 10월달 내내 수업을 못했었는데, 그 때 학원 동생이랑 수업 마치고 거의 매일 남아서 시험 준비를 하며, sprechen teil 연습을 했었는데, 유형을 익히고, 계획하는데 이상한 길로 가는 걸 방지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모면할 수 있는 표현들을 같이 연습하면서, 정말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리고 우리가 실력이 늘어간다는데, 하루 하루 느껴졌기에 정말로 뿌듯했다.   

 

학원 휴게실

 

문법반과 독해반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나의 경우에는 문법을 인강으로 B1까지 한번씩 다 돌리고 왔기 때문에 굳이 듣지는 않았다, 그 수업까지 듣는 동생들의 후기는 정말 좋았다. 원장님이 가르치시는데, 되게 잘 가르치신다는 후기들을 들었다. 하지만 간혹 독일에서 어학을 좀 하다가 온 사람들은 문법에 너무 중요도를 매기시니 별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문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게, 독일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계속해서 할거면, 문법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지금은 일부터 하긴 할거지만, 공부를 계속해서 할 것이기에 문법을 다시 잡을 생각이다.

 

그러고보니, 나는 독일어를 하면서 모든 걸 다 해봤다.

인강, 학원, 그리고 앱 1:1 화상수업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인강을 들으면서 나 혼자 문법을 다 정리한 상태로 학원 수업을 들었기에, 학원에서만 공부했던 애들과는 달리 문법은 내가 더 앞서나가 있었고, 확실히 같은 것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할 수 있기에, 특히나 문법을 독일어로 설명듣는 것과 한국어로 듣는 것은 정말 다르기에, 미리 인강을 들으며 공부했던 것도 나에겐 어려운 문법을 이해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학원은 다들 함께 공부하게 되니, 말하기 시험 준비할 때 도움도 많이 되었고, 서로서로 의지하고 에너지를 주고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제로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공부하는 것도 확실히 인강이나 앱이랑은 다른 느낌이었고, 질문을 바로바로 하면 바로바로 나에게 맞춰 예문과 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참 좋았다.

앱 화상수업의 경우에는 선생님과 1:1로 대화하기 때문에 내가 틀린 문장을 바로바로 고쳐주고, 원어민의 표현을 1:1로 배울 수 있으며, 말하기와 듣기에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물론 횟수가 거듭될수록 가격이 꽤 비싸긴 하지만.......


아, 추가로

 

다른 어학원도 자격증이나 졸업증명서 번역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훔볼트는 재학생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번역을 해주고 있다. 같이 학원 다녔던 동생이 다 알아본 결과 훔볼트가 제일 저렴하다고 해서, 나 역시 교사자격증이랑 간호사 면허증을 번역을 여기서 했다. 사실 영문 자격증이 있긴 하지만, 혹시나 몰라서 독일어로 번역해서 가려고 준비를 했다. 2020년 기준, 교사자격증 2만원, 간호사 면허증 2만원해서 총 4만원의 번역비를 냈는데, 다음에 독일어 잘하게 되면... 내가 번역해서 공증 받아야지... 종이 2장에 4만원이라니 너무 비싸다. 아무튼 서류가 너무 많아서 공증을 다 할 수 없을 것 같아, 졸업증명서랑 성적증명서들은 전부 영문으로 받은거 가지고 간다는...

 


아무튼 결론은 내 경험상 학원을 다녔던 건 참 좋았던 것 같고, 훔볼트 어학원도 내게는 괜찮았던 곳이었다. B2.1반 1개월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좀 힘들긴 했지만, 그것 빼고는 동생들이랑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선생님들도 좋았고, 남아서 공부하고 갈 수 있어서도 참 좋았고, 이곳에 다니면서 텔크랑 괴테 둘 다 합격해서도 좋았다.

 

아, 참고로 텔크 시험은 훔볼트와 김범식 어학원 2군데에서만 볼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많은 재학생들이 훔볼트에서 치지만, 나는 조금 더 빨리 치고 싶어 김범식 어학원에서 쳤고, 결과는 합격^-^

그리고 괴테는 따로 시험 공부하지 않았고, 훔볼트에서 가르쳐 주는 부분과 Arbeitbuch에 있는 과제들을 빠짐없이 내가 복습하고, 단어를 열심히 외운 결과, 그냥 붙었다. 그래서 결론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내가 B1 레벨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면 텔크든 괴테든 붙을 수 있는 것 같다. 정말... 제일 처음 시험에 떨어져 본 사람으로서 시험에 빨리 붙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기본을 탄탄히 하며, 충실한게 제일인 것 같다. 

 

일단 생각나는 대로 후기를 썼다.

이젠 독일에 있는 어학원을 다니게 될텐데, 그곳에서 B2를 합격하고 나면 나중에 시간이 될 때, 그 곳의 후기를 또 올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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