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크 B1시험] telc B1 합격후기, 그리고 내가 한 공부법
어제 내가 10월에 친 telc B1 시험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 합격 후기를 쓰고, 내가 한 공부법에 대해서 포스팅 하고자 하는데, 내가 잘해서 포스팅을 하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만학도가 일기를 쓰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3점만 더 받았으면 Gut으로 합격할 수 있었을텐데, 3점이 모자라서 Befriedigend 등급으로 합격하게 되었다. 처음 칠 때는 붙기만 해라는 심정이었는데, 막상 시험을 치고나니 마음이 금방 바뀌어서는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해서 들었는데, 아무튼 너무 아쉽다. 2문제 정도만 더 맞았어도 좋은 성적이었을텐데... 그래서 앞으로 준비하게 될 B2 시험에서는 시험 통과만이 아니라, Gut 성적으로 통과하고 싶은게 내 목표다.
아래의 사진은 내가 telc 시험을 준비하면서 봤던 책들이다.
나는 a,b,c를 시작한 것은 작년 가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 때는 일을 하고 있는 상태였고, 일하면서 공부하기란 정말로 쉽지 않았다. 그리고 11월 31일에 독학으로 B1까지 딸수 있다고 광고하는 인강을 거금을 주고 시작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A1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니 나는 시험을 빨리 통과한 것은 진짜 아니다.
(하지만 내가 다른 B1 시험 통과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독일어가 엄청 뒤쳐진다고 말할 수도 없는게, 나는 바닥인 실력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초 독일어로 취업까지 되었으니, 3개월~5개월 시험에 빨리 통과한다 하더라도, 내 인생을 길게 놓고 봤을 때 스트레스 받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1. 인강으로 문법 다지기
나는 개인적으로 문법만큼은 한국인 선생님이 한국말로 설명해주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으니 절대적으로 그렇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A1-B1 문법을 인강으로 다 들었고, 그래서 문법만큼은 남들보다 앞선다고 생각했는데, 학원 사람들이랑 비교했을 때 문법은 내가 조금은 더 탄탄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또 막상 시험에서는 만점을 받지 못했는데, 한국인들은 이 영역에서 거의 만점을 받아야한다고 했는데 나는 6점이 감점되어 있는 것을 보니, 시험에서 좀 틀린 것 같다. 문법 영역에 대해 말을 좀 덧붙이자면, 출제 회차마다 난이도가 조금씩 다 다르겠지만, 내가 쳤던 시험에서는 문법이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모의고사에서는 읽지 않아도 풀 수 있는 문법 문제들이 더러 있었는데, 시험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독해하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들로 나왔고, 어려워서 마음이 초조해지다 보니 쉬운 문법도 헷갈렸다.
그래서 문법을 처음부터 다시 보는게 좀 싫겠지만, 내가 문법에서 흔들린다면 처음부터 문법 강의를 다시 복습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 역시 B1를 통과했지만 문법을 처음부터 다시 볼 예정인데, B2 넘어가면서 수동태의 문법이 난이도가 높아지는 문장으로 나오니, 갑자기 모든게 헷갈려서 다시 처음부터 잡을 예정이다.)
2. 읽기는 어휘를 많이 외우기
사실 이 부분도 말하기가 참 어려운게, 내가 lesen 영역을 높은 점수로 통과하지 못했고, 사실상 따지고 보면 다른 내 성적과 비교 했을 때 성적이 제일 낮은 부분이다.
이 부분은 내가 좀 부끄러운게, 나는 언어영역을 좀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수능을 칠 때도 객관적으로 답을 찾는게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주관적인 답을 찾아서 많이 틀리곤 했다. 아무튼 그런 성향이라 그런지, 무슨 말인지 다 알겠는대도, 결정적인 답은 또 틀려버리는 실수를 너무나도 많이 했고, 시험에서도 그렇게 했는지, 성적이 그닥 높지가 않다. 읽기에서 2문제만 맞췄어도 아마 Gut으로 통과했을 것 같은데, 너무 아쉽다.
거두절미하고 읽기는 무조건 어휘를 많이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6월 말 괴테 시험에서 Lesen 영역을 가까스로 통과한게 신기할 정도로 어휘를 몰라, 거의 찍다시피 한 후에, 어휘를 정말 열심히 외웠다.
시험 마지막 한 달 앞두고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학원에서 수업하는 책에서 나오는 어휘들은 무조건 외우고 시험을 치겠다고 다짐하고는 Menschen Buch에 나오는 어휘는 달달달 외웠다.
그래서 그런지 시험 칠 때 어휘 때문에 독해가 안되는 느낌은 없었다. 내가 어려웠던 것은 문장이 너무나도 길어지면서 그 동사를 하고 있는 주어가 누구인지, 어디에 묶여 있는 일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던 문장들이 꽤 있었다.
문장이 어려워질수록 문법을 토대로 문장 구성을 제대로 짚어야하는게 맞지만, 어휘를 모르는게 쏟아지면 문법을 알아도 또 독해가 안되니, 어휘를 많이 아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느 글에서 읽었다. 어휘를 외우지 않겠다는 것은 독일어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3. 작문
이 영역을 알 수가 없다. 내가 왜 만점이 나왔는지...
다만 내가 했던 것을 조금 써보자면, 나는 네이버 블로그에 일기를 종종 써왔고, 문법이 틀리던 말던 그냥 썼다. 그러다가 내가 틀렸다는 것을 깨달으면 날이 많이 흘렀어도 그 일기를 다시 열어 조금씩 고쳐보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읽은 문장 중에 유용한 어휘들을 외워뒀다가 일기 쓸 때 그것을 활용했다.
그리고 telc training 책에 나와있는 쓰기 예시 문제들을 다 풀어서 나만의 답을 써 내려가기도 했고, 그 책에 나오는 팁들을 꼼꼼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체크해서 읽어보고 고쳐나갔다.
또한 유튜브에 쓰기 영역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영상들을 많이 찾아봤었다. 그러면 예시를 들어주며, 어떻게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 주의점을 많이 알려준다. (물론, 독일 사람이 만든 독일어로 된 영상을 봤다.)
그리고 시험 당일에 주의할 점을 좀 적어보자면, 4가지 내용이 무조건 다 들어가는게 점수를 최대한 안깍이게 하는 것이므로 처음 나오는 조건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는 안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30분이면 넉넉한 시간일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미리 연습하고, 그 다음에 제출할 시험지에 옮겨 쓸 시간이 없었고, 바로 시험지에 써야만 했다. 그리고 시험관이 시험 종료시간을 정확히 말해주지 않아, 마지막에 급하게 마무리 해야했는데, 아직도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거린다.
4. 듣기
듣기도 나는 정말 힘들어하는 영역이다. (모든게 다 힘들지만) 하지만 통과할만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training 책에 있는 스트립트를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말 꼼꼼히 독해하고, 다시듣고, 어휘 외우고, 다시듣고, 스크립트를 소리내어서 읽은 후에 내가 읽은 것을 다시 들어보고, 지하철에서도 듣고를 반복했다.
나는 듣기에서는 새로운 것을 더 쌓기 보다는 내가 했던 것이라도 제대로 알자는 심정으로 반복, 또 반복했다. 그리고 듣기에서 좋은 표현들은 따로 적어뒀다가 말하기 영역에서 응용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그리고 DW 이런 사이트에서의 공부... 안 했다. 나한테는 아직도 어려워서 꼴도 보기 싫은데, 흥미까지 잃으면 더 공부하기 싫을까봐 쳐다도 안봤다.
그냥 기본서에 충실하자는 심정으로 기본서에 나오는 듣기만 열심히 반복했는데도, 오히려 Lesen 영역보다 Hören영역이 점수가 약간 더 높다. 그리고 실제로 6월에 떨어졌던 괴테 시험보다 훨씬 더 많이 들렸고, 스위스 발음이 나와서 좀 당황스러웠지만, 뭐 어쩌겠냐는 심정으로 그냥 풀었다. (문제를 소개해주는 멘트만 또렷이 들리고,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어오니 발음이.........)
5. 말하기
나는 시험치기 한 달 전에 너무 불안해서 학원을 등록했고, 학원에서 만난 동생들이랑 시험칠 때까지 말하기 연습을 했다. 서로가 다 말을 못하지만, 신기한게 아무리 못해도 연습하면 연습할수록 훨씬 나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앱으로 말하기 수업을 몇 번 한적이 있지만, 아무래도 시험대비 말하기가 아니기 때문에 따로 학원 동생들이랑 연습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매일 수업 후에 남아서 말하기 연습을 따로 했던 것이 시험 합격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처음에는 한 사람과만 연습하다가 마지막에는 여러 동생들과 돌아가면서 연습을 했는데, 사람마다 발음과 반응이 조금씩 다르니 예상치 못한 반응을 미리 연습하는데에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말하기 영역은 무조건 혼자서 안된다는게 6월 30일 괴테 시험에서 말아먹은 후 정립된 나의 생각이다. 다른 영역은 혼자서 할 수 있어도 진짜 말하기는 혼자서 안된다. 그래서 학원이든 과외든 앱이든 전화영어든, 외국인 친구 만들기든 뭐든 무조건 내가 말하고,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내가 이해하고, 내 이야기를 또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무조건 생각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외워서 말하기 시험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그렇게 안한다고 들었다. 진짜 상대방과 Kommunikation 을 하는지, 못하는지에 따라 점수를 준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들었을 뿐,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말하기 영역 역시, telc training 책에 있는 문제들을 토대로 반복해서 연습했다. 그리고 teil 2 경우에는 그래프 토론이 나올지, stellungnahme 토론이 나올지 모르지만, 보통은 stellungnahme가 많이 나온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는 둘 다 똑같이 연습했다. 진짜 이번에 붙는다는 심정으로 말하기 연습도 많이 했었다.
시험 당일 함께했던 파트너 분이 문제 유형을 잘 몰라 좀 당황하셨는데, 나도 처음에 telc 시험 유형을 헷갈려봐서 여기에 잠깐 써보자면, telc B1는 종류가 여러 개이다. 한국에서 치는 telc B1는 종류가 1개 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telc B1 는 대부분 DTZ B1 (독일 이민자를 위한 시험)로 알고 있다.
나도 telc에 대해서 유튜브에 검색해서 공부할 때, 전부 DTZ로 나와서 제대로 못찾고 그냥 쓰기영역과 말하기에서는 파트너와 약속정하기만 참고했다.
DTZ는 teil2 가 그림에 대한 묘사를 하는 것이고 그 후에 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인 반면에, 내가 쳤던 telc B1는 teil2가 그래프 또는 stellungnahme가 나오고, 그것을 내가 요약 후 소개한 다음에 내 Meinung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주제와 의견을 똑같이 들은 다음에, 그 후에 서로 토론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독학하시는 분들, 유튜브로 공부하실 때, 이 부분을 인지하고 공부하셔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는 telc 보다 괴테를 많이 치니, telc 유형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2020년이 지나기 전에, 뭐라고 하나 할 수 있어서 참 기쁘다.
B1는 사실 공부만 한다면 쉽게 딸 수 있는 레벨이라고 들었는데, 나는 참 힘들었다.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기에, 이젠 비교하면서 내가 느리다고 속상해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5개월 먼저 B1를 따고, 5개월 느리다고 해서, 그렇게 크게 변하는게 없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깨달았다. 이것은 비단 독일어 뿐만이 아니라, 삶을 통틀어 모든 것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B2도 남이랑 비교하지 말고, 나는 재미있게 나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공부해나갈 생각이다.
여기까지 나의 이야기 끝!
A1부터 첫 괴테시험 망한 이야기의 포스팅의 링크를 밑에 걸어두려고 한다. (인강들을 때 조심할 점, 내가 망한 공부법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아참, 2번째로 친 괴테는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하고 쳤는데도, 이번에도 많이 어렵더라... (물론 이번에 나는 telc에 맞춰 공부했고, 괴테 시험은 준비를 하나도 안하고 쳤다.) 그래서 이번에 괴테 시험 결과 나오는거 보고, 또 떨어진다면 괴테와는 인연이 아닌걸로 하고, 괴테 시험은 다시는 안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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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B2 시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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