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그리고 나/나의 독일 일상

[독일 생활] 하루에 한번만 요리하는게 내 작은 소망 feat. 내일은 또 뭘 요리하나

Katharina 2024. 11. 2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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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간 하루도 쉼 없이 일을 했다. 왜 하느님께서 십계명에 주일을 거룩히 지내고, 안식일에는 일하지 말라고 하셨는지 독일에 와서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는데, 7일을 쉬는 날 없이 일하니까, 아무리 그 뒤에 몇일 휴일을 받아도 피곤이 하나도 안 풀리고, 이번에는 피곤함으로 면역력까지 떨어져 심한 감기까지 왔다.

7일을 일만 한다면 조금은 버틸 수도 있겠지만, 정말 요리까지하고, 일하러 갈 때 싸가는 도시락까지 준비하고 돌아와서 먹는 음식이나 다음 날 또 해야하는 요리가 있을 땐 진짜 피곤이 뼛속 깊이 파고 든다.

화요일 저녁 - 생선구이

오늘 저녁은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생선 대구를 사와 깨끗이 씻고 소금/후추 양념을 한 후, 레몬즙을 약간 뿌리고, 지금 옷을 얇게 만들어서 오븐에다 구워서 먹었다. 우리는 생선 요리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요리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서 더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다.
남자친구 아이디어로 아몬드 슬라이스를 위에 뿌려서 구워 먹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살짝 탄 아몬드까지 다 긁어 먹었다.

월요일 저녁

월요일 저녁은 빨리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파스타를 요리했다. 면이 쫄깃쫄깃하고 맛있는데다 요리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아서, 크림만 사와 후다닥 해먹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저녁 늦게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고기 음식을 잘 먹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무거워 다음 날 더 피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근 후 저녁 늦게 무엇을 먹어야 할 때는 웬만하면 생선이나 파스타를 먹는 편이다.

장보기

먹고 사는 게 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요리하는 거 크나 큰 일이다. 당연히 요리하는 것에 취미가 있지만 풀 타임으로 일하면서 매일 몇 끼니를 요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장 보는 것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우리는 시간이 있을 때 장을 한꺼번에 보는 편인데, 5일에서 1주일치의 장을 미리보는 편이다. 야채와 고기는 사실 신선한 게 제일 좋지만 일주일 내내 일을 해야 하는 날이 오면 장보는 것도 큰 스트레스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웬만하면 장을 미리 본다.
독일 물가도 정말 많이 오른게, 한번 장을 보면 70 유로에서 100유로는 거뜬 나온다.
우리는 아이가 없어서 사실 이렇게 나오는 건 정말 많이 나온다고 생각이 든다.

수요일 점심

다행히도 오늘은 남자친구 부모님께 초대가 되어 굴라시를 파스타와 함께 먹었다.
요리를 해도 되지 않아서 기쁘기도 했고 남자친구 아빠가 요리를 정말 잘하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기쁘기도 했다.

독일인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감자샐러드

한국에서도 독일에서도 세계 어느 곳에 산다고 해도 요리하고 장보고 먹고 사는 건 중요한 일이다.
엄마와 함께 살 땐 엄마가 다 해줘서 그것이 얼마나 힘든지 몰랐는데 막상 독립을 하고 내가 직접 먹고 사니, 그것이 아무리 재밌다 하더라도 때론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게다가 먹는 것은 건강과 직접 연결되는 일이니 영양소 하나하나 신경 쓰는 것도 사실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YouTube를 열심히 잘 봐야 할 것 같다. 요리에 대한 YouTube 말이다. 일주일 치를 몽땅 다 요리해서 냉장 혹은 냉동 보관하는 주부들이 많던데 나 역시 그것을 해봤지만 대식가인 우리는 이틀 만에 다 했던 요리가 동이 났다. 게다가 내 남자친구는 바로바로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어서 우리는 더 일해야 한다.

남자친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요리는 하루에 단 한 번만 하기로. 아침에는 빵과 커피, 점심에 요리를 해서 그 요리를 저녁까지 먹는 것이다. 남자친구는 동의를 했고 12월 한달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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