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생활] 코스타리카 친구와의 간만에 만난 날! -좋은 친구를 만난다는 것
오늘은 오전 근무가 끝나고 간만에 코스타리카 친구를 만났다. 코스타리카 친구는 2년 전에 내가 독일 대학병원에 처음 입사를 했을 때 우연히 Einführungstag을 가지면서 알게 된 친구인데 이 친구는 현재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고 있다. 이 친구는 한국을 엄청 좋아하는 친구고, 그래서 만난 지 며칠 만에 친구가 되었다. 이 친구의 이름은 다비드.
사실 내가 남자친구가 생기기 전에는 하루가 허다하고 다비드를 만났다. 어디 좋은데를 알고 있으면 항상 나에게 소개를 해주었고 우리는 자주 그곳을 함께 방문했으며 함께 미래를 의논하고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함께 자주 대화를 나누곤 했다.
하지만 내가 얀과 사귀게 되면서 다비드를 만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고 다비드는 그 사실에 대해 많이 슬퍼했다. 물론 다비드도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말이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얀과 다른 근무표가 생겼고 나는 오전 근무를 마치고 간만에 다비들을 만나러 갔다.
다비드는 나를 위해 맛있는 점심을 요리했는데 지난 달 내 생일이어서, 나를 위해 대접하고 싶어서 직접 요리를 했다고 한다. 간만에 먹는 콩밥이 너무나도 맛있었고, 연어 요리 역시 코코넛과 토마토 소스와 함께 너무너무 맛있었다.
코스타리카는 항상 밥에다가 토마토 샐러드나 아보카도를 곁들여서 먹는데, 그게 나에게도 익숙해져서 이젠 아보카도와 밥을 같이 먹을 때가 많아졌다.
좋은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살면 살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나는 참 운이 좋게도 이 친구를 함부르크에 이사와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내가 가장 어렵고 외로울 때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내가 집 문제가 있을 때 기꺼이 자기 집을 내주었다.
우리는 서로 익숙하지 않은 독일어로 대화를 하지만, 말을 잘한다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코스타리카 친구와 함께 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어느 정도의 언어 실력은 소통하는 데 있어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과 내가 친구들에게 대하는 진정성이 소통에 있어 훨씬 더 중요하다.
외국에 나와서 친구 사귀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얼마나 열려있는지부터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정말 내가 상대방의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은지 말이다.
지난달 생일이었던 나는 코스타리카 친구에게 한국어로 된 베스트셀러 책을 선물 받았다. 한번 쓱 훑어봤는데 내용이 꽤 좋았다.
친구는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한국어로 한 단락을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그 친구는 한국어를 들으면 멜로디가 정말 예쁘게 느껴지기에 언젠가 꼭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나 역시 언젠가는 독일어 외에 다른 언어를 하나 더 배우고 싶다. 그것이 스페인어라면 친구와 소통하는데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